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강미정 - 울음이라는 현(絃)

  울음이라는 현(絃)

  -강미정


  혼자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의 등을 본다 담배 연기로 뿌얘진
  등 안쪽에는 그가 써먹지 않는
  울음이라는 현이 떨고 있을까
  혼자 담배를 피우며 허공을 볼 때마다
  가장 낮은 음으로 침묵처럼 떨고 있을
  그의 울음이라는 현을 생각한다
  요즘은 소리내어 펑펑 울 곳도 없지? 말하면
  노래방에 갈래? 웃는다
  목이 쉬도록 삶을 목놓아 부르는
  그의 노래는 울지 않는 울음,
  울부짖는 자신을 큰 목소리로 외칠 곳도 없어
  소리내어 꺼이꺼이 울 곳도 없어
  내 현을 떨면서 그의 목을 안고 등을 안으면
  등만 보여주며 살았던 삶에게 미안해지고
  따뜻하구나 내 무게를 다 안아주는
  그의 다리는 늘 후들거렸을 것인데
  낮은 숨소리와 혼자 안주도 없이 마신
  가벼운 술 냄새와 끝없이 끝을 보고 앉아
  등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울 줄 모르는
  울음이라는 현이 떨고 있는 등의 안쪽,


<시와사상> 2003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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