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신경숙 - 따뜻한 슬픔

따뜻한 슬픔

-신경숙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네 여윈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 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
  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
  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
  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따윈 끝끝내 참아
  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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