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장석남 - 기별

기별
ㅡ먼저 죽은 친구에게

-장석남

노래를 좋아해 나는 어느날
전기 기타를 사다가는
무슨 곡조를 알아서라기보다는
그저 이런저런 길고 짧은,
높고 낮은 音들을 만지면서
더듬으면서
앉아 있기도 한다네
그러면 기타가 봄이 온다는
소리도 낸다네 지금은 한겨울이니까 그 소리는
금이 간 채 피어오르는 목련꽃 아래께에
가서나 들어보게
소리가 거기까지에서 들리거든
내게 기별을 해주도록
그 기별은 전화로보다는
봄날이라도 아주 가끔씩만 볼 수 있는
는개 같은 게 뜨는 것으로다
해주게나
그게 좋아 자네나 나나 좀
기별에서도 얼만큼은
가려져 있는 게 좋아
거기서도 여기서도
는개 같은 눈을 뜨고 서로
한데를 바라보아도 좋아
그 기별중에
봄은 가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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