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장석남 - 저녁의 우울

저녁의 우울

-장석남

여의도 분식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강변을 걸었다
강은 내게 오래 된 저녁과 속이 터진 어둠을 보여주며
세상을 내려갔다
청둥오리도 몇 마리 산문처럼 물 위에 떴다
날곤 날곤 했다 그러면 강은 끼루루룩 울었다
내가 너덧 개의 발걸음으로 강을 걷는 것은
보고 싶은 자가 내가 닿을 수 없는 멀리에 있는
사사로운 까닭이지만, 새가 나는데 강이 우는 것은
울며 갑작스레 내 발치에서 철썩이는 것은 이 저녁을
어찌하겠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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