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나마 어린 시절까지는 간 모양이다
끄적거려놓은 바 이러하니ㅡ
"누구의 어린 시절이든지
어린 시절은 전설이며
우리한테 각자의 어린 시절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전설적인 존재들이다"
그러나 지나가버렸다구?
벌써 끝난 얘기라구?
어린 시절 얘기를 하면 모두 上氣되는데두?
시라는 이름의 그 전설의 고고학이 있는데두?
하여간 다른 전설은 만들지 말어.
군살로 생살을 누르지는 말어.
봐, 오해하지 말라며 꽃이 피잖어?
잘못 생각했다고 새가 울잖어?
3
방안에 꽃다발이 환하다.
세상을 바꾸는 꽃 한 송이.
짐짓 혁명적이랄 수 있는
한 송이 모험, 한 송이 변화는 없느냐.
허구한 날 골라 어지러운 꿈ㅡ
한송이 그런 꽃이여.
두개골 속의 폭풍이여.
4
술판으로 달려간다.
요새 정신주의란 말이 유행이란다.
지금은 맥주주의다.
항상 이상한 건
맥주를 마시면 마신 것보다 오줌이 더 나오고
소주를 마시면 마신 것보다 오줌이 덜 나온다는
그 점이다.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행여나 정신주의란 말 뒤로
몸을 숨길까봐 걱정이고,
정작 시의 살과 피가
그 구멍으로 새버릴까봐 걱정이다.
(또 무슨 '주의'로는 물론
시를 만나볼 수 없고)
나로서는 실은
제정신주의를 제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