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이성도
   그 날
.. 그날 아버지는 7시에 기차를 타고 금천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학교로 갔다. 그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동생을 돌봤다. 그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은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점 치는 노인과 편토의 다정함을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사람이 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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