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그릇을 꺼내어 소주를 부어
몇 모금 마시며 두부를 먹는다
빨갛게 핀 철쭉분을 바라보고 또
받침 해 세워 둔 검은 돌을 바라보고 있다
돌은 納翁이다
음악은 모짜르트인데 빠른 데는 명랑하고
느린 데는 구슬프다
마룻바닥의 번질번질한 기름때 위로
밖에서 노는 아이들 소리 들어와 어렸다
읽다가 덮어둔 책은 여럿인데
다시 손이 가는 책이 드물고
五柳先生傳이나 다시금 들여다볼 마음이다
전화는 울리다 끊어지고 또 받으면 끊어지니
내게 무슨 어려운 일이 있는가?
우편함에 가보니 세금 고지서만 수두룩해
그냥 두고 올라온다
茶도 떨어졌고
지난 겨울 죽은 화분 둘
치울 일을 미루고 있다
벽에 걸어둔 붉은 양파자루 속에서
푸른 싹이 올라왔다
아무데나 온 봄을 미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