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장독대에서 장을 푸는
그, 숟가락을 탁탁탁탁 두드리는 소리로써
탁탁탁탁탁 그 유난한 소리로써
살구나무에 내려온 하늘을 깨워
잎잎마다 사랑의 얼굴을 만드니
그 윤기를
내 허파와 심장에,
부끄러운 이마에도 발라서
살아 봐야겠다고
저녁에 나가 아주 가늘은 달이 낮에서
저녁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고 또 저녁에서
라일락 속으로 들어가는 것 보고
내 발들을 보고
발가락들을 보고
저녁에 나가 라일락나무 속으로
할머니, 향기들을 거두어 걸어 들어가는 것 보고
꽃 다 빈 것 보고
또 발등을 보고
발등 위 흙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