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은
아프지 않게 숲이 되는데,
콩도
긴 형식 없이 동그랗게 콩이 되는데,
참을 수 없어도
핏줄은 핏줄과 이어지는데,
아아,
내가 뭐가 되려는 사이 사이
소금 같은 모래 바람
왜 발저리게 하나?
끄려고 한 적 없는 등불은
한없이 깜박거리다
왜 차례로 꺼지고 있나?
나에게
뼈는 금지된다
흰종이에 만년필 같은 뼈를 세우면
언어가 집을 나간다.
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을 끌고 나간다.
뼈가 앉았던 자리에서 끝내 피가 난다.
물은
아무 말 없이 은근한 깊이가 되는데
아아,
나는
숲이 되지 않는 풀잎 사이에서
콩이 되지 않는 으깨어진 콩을 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