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이문재 - 거미줄

거미줄

-이문재

거미로 하여금 저 거미줄을 만들게 하는
힘은 그리움이다

거미로 하여금 거미줄을 몸 밖
바람의 갈피 속으로 내밀게 하는 힘은 이미
기다림을 넘어선 미움이다 하지만
그 증오는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어서
고요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팽팽하지 않은 기다림은 벌써
그 기다림에 진 것, 져버리고 만 것

터질 듯한 적막이다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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