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고
피었다 지는 꽃들 어지러운 이 세상에
딱히 끝내지 못하고
괴로와 잠 못든 일 많은 탓만은 아닙니다
내 마음의 후회의 잎사귀들 가득 돋아
바람 안고 큰 수심으로 흔들려
흔들리는 마음이 내는 길을 넋놓고 따라가다가
필경은 가야 할 길을 잃었습니다
끝까지 후회 몇 잎 피우지 않고
누가 자기 길에 나무처럼 꿋꿋할 수만 있겠습니까!
내가 가야 할 길에
야생마의 바람들 거칠게 뛰고
펄럭이는 옷깃 안으로 몸 웅크려 작게
한낮을 많은 생각들을 낳으며 가다가
한 삶도 저물면 지친 내 어깨만 슬프겠지요
터진 핏물 고요히 땅 속으로 잦아들면
망연히 얼어붙은 마음으로 숨죽이던 그 길
비로소 우주의 숨결 받아 따뜻이 녹으며
꽃봉오리 서너 개 몰래 열리는 시각
잎 피는 온몸으로 가장 늦게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