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견디고 있는 게 아니므로 세월은 또 느릿느릿 흘러갈 것이다...(강연호)


   

   미선
   관음성...

백양사에서 돌아와 다시 일상. 조금 먹먹한 느낌이다.
단 4일이었지만 그곳에 있는동안 그렇게도 그리워했던 일상인데
지금은 어느새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백양사에서의 3박4일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고 고되었다.
새벽3시 기상. 아침예불. 좌선. 108배. 6시 아침공양. 운력. 강의. 그리고 점심공양. 강의. 운력. 5시 저녁공양. 저녁예불. 포행. 좌선. 자자(참회). 9시 취침...
그리고 묵언, 합장, 차수, 안행...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져있던 우리들에겐 그 모든 것이 다 고행이었다.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가장 긴장되었던 시간은 발우공양 시간.
공양을 마친 뒤에 숭늉에 김치쪽을 넣어 발우(그릇)와 수저를 씻은 다음
그 찌꺼기와 물은 자기가 모두 마신다.
그리고 나서 다시 천수로 발우와 수저를 손을 이용해 깨끗이 씻고
그 천수물은 조별로 퇴수그릇에 담아 모으는데 이때 천수가 맑지 아니하면
그 천수물을 조원들이 모두 나눠서 마셔야한다.
이틀째 되는날 아침공양시간에 우리는 모두 그 천수물을 마셔야했다.
참... 맛..있.....었...다... --;;

삼일째 되는 날에는 비를 맞으며 산행을 했다.
이십여명의 스님들이 수도정진하고 있는 운문암을 거쳐 백학봉 학바위까지...
원래는 비가 와서 운문암까지만 가기로 했으나
운문암까지 이르는 길이 너무나도 힘들었기때문에
오히려 그 이유로 사람들은 백양산 정상까지 오르자고 했다.
이렇게 힘든 산을 앞으로 다시 오르고 싶어질 일은 없을테니
이번에 갈 수있는 데까지 가봐야 한다는 거였다.
정말 여태껏 내가 오른 산중에서 가장 험하고 힘든 산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힘든 산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뒤쳐져 따라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염불을 외워주시던 법공스님과
비가 그칠 때마다 사람들의 우산을 모아서 매고 가시던 석궁스님 덕분에
단 한명의 부상자도 없이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약사암에서 약수도 마시고 시원한 수박도 먹고...
정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산행이다.

그렇게 3박4일이 모두 지나가고
수계식과 회향식을 마치고 어제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내가 받은 법명은 관음성(觀音性)이다.
무슨 의미가 담긴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마음에 든다.
수행기간동안 스님들께서 들려주셨던 말씀들,
아침예불 시간에 까닭없이 솟구쳤던 눈물,
수행기간동안 느꼈던 모든 것들을 그 이름 속에 담고 살고싶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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