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견디고 있는 게 아니므로 세월은 또 느릿느릿 흘러갈 것이다...(강연호)
미선
아직...
며칠 전에 언니랑 싸웠다.
그리고 아직 언니와 말을 하지 않는다.
싸운 다음 날,
한의원에 나란히 누워 침을 맞았다.
침을 놓기도 전에 움찔 놀라자
놀라는 건 자매가 똑같다며 한의사가 웃는다.
그때 나도 살짝 웃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언니와 말을 하지 않는다.
언니가 빌려간 돈을 갚았다.
십만원이 십오만원이 되어 돌아왔다.
고맙다고 해야하나, 이런거 필요없다고 해야하나
싸우고 난 뒤라 그 어떤 말도
내 자존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만원을 지갑에서 꺼내 따로 두었다.
언니는 나의 삶의 방식을 맘에 들어하지 않는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그렇게 살지마...
내가 들은 말 중에 가장 아픈 말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언니와 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나와 말을 하지 않는다.
비가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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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200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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