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견디고 있는 게 아니므로 세월은 또 느릿느릿 흘러갈 것이다...(강연호)


   

   미선
   아마도.. 어쩌면요...

이제 나도 곧 스물다섯살이 된다는데
나의 생각이나 마음이라는 것은 여전히
그 어떤 막연한 관념이나 추상에서만
머물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한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된다고
나는 어제부터 다이어리에 뭔가를 끄적거리고
홈페이지를 바꾸고, 카드를 쓰고...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그 시간에도 엄마는 바쁘게 세탁기를 돌리고
밥을 짓고 집안청소를 하고 계셨어요.
엄마가 걸레질을 하실 때
앉아있던 자리를 비켜 잠깐 서있던 나는
순간, 나의 모든 것들이 우스워져 버린 거 있죠.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어떤 도식을 읽는 것 같다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역시도 삶을, 시간을, 나를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자꾸만 그 어떤 도식만을 읽어내려가고 있는 건 아닌지
그 도식들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나는 아직도
나의 말에 서툰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나는 점점 더
나의 말에 서툴어지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어쩌면요...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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