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가슴을 찢고 짓이기며 잔인하게 그를 떠났다. 그는 떠나는 그녀를 잡지 못했다. 극적인 이별 앞에 그는 속수무책이었다. 일말의 연민 역시 그를 걷어차고 달아났다. 슬픔은 그의 발목을 붙잡고 절대 놓지 않았다. 그리움을 간직한 채 두 사람은 더 이상 만나지 못했다. 절대 만날 수 없었다. 형형한 눈길로 그녀는 이슬처럼 사라졌다. 그럴 수밖에, 불행하게도 그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샤갈은 30년 동안 동고동락한 아내 벨라 로젠펠트의 주검 앞에서 실신했다. 그는 9개월 동안 붓을 들지 못했고 정신적 공황에 시달렸다. 심한 무기력감에 허우적거렸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샤갈은 그녀의 눈을 제대로 응시하지 못하고 요동치는 심장과 싸워야 했다. 다른 세계에서 불현듯 방문한 이 아름다운 여성 앞에서 그는 내내 두려움과 경외감을 맛보며 너무 좋아서 벌벌 떨기까지 했다. 그는 그녀의 커다랗고 맑고 동그란 눈을 자신의 눈이고 영혼이라고 단정했다.
그의 작품 <생일>을 보라. 전쟁의 기아와 가난, 그리고 심리적 추방상태에서 이런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기적 같지 않은가. 이 그림은 샤갈의 생일, 벨라가 마련한 꽃다발에 감동한 샤갈이 자신들의 사랑을 환상적으로 자축한 작품이다.
벨라는 당시를, "몸을 일으킵니다. 팔 다리를 뻗으니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습니다. 당신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내 고개도 돌리려고 합니다. 우리 둘이는 함께 아름답게 장식된 방 위로 떠올라 날아갑니다. 우리는 창문을 가로질러 나가려고 합니다. 창 밖에서 구름과 푸른 하늘이 우리를 부릅니다." 라고 황홀하게 고백한 바 있다. 샤갈은 자신들의 사랑을 천상의 사랑으로 승화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