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없으면
봄을 보내겠습니다.
당신은 무엇인가 잃어버린 게 있습니다.
당신이 행복한 이유는 잃어버린 그것에 있습니다.
-오규원詩 <당신을 위하여> 에서
어릴 때 사진을 보다가 동생이랑 소꿉놀이 하던 빛바랜 사진을 발견했다.
때가 꼬질꼬질 끼도록 늘 옆에 끼고 다니던 내 곰인형도 사진 속엔 그대로고
빵을 뜯어 그릇에 담아 놓고 기도하는 표정과 두손 또한 사뭇 진지하다.
저땐 저렇게 가짜로 상을 차려놓고도 기도만큼은 진짜로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 어떤 진짜 앞에서도 기도하는 마음은 들지가 않으니...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다.
질문이 없으면
여름을 보내겠습니다...
당신은 무엇인가 잃어버린 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