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김용택 - 섬진강 5 -삶-

섬진강 5- 삶-

-김용택


이 세상
우리 사는일이
저물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보낼 일이다.
버릴 것은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에
가물가물 살아나
밤 깊어질수록
그리움만 남아 빛나는
별빛같이 눈떠 있고,
짜내도 짜내도
기름기 하나 없는
짧은 심지 하나
강 깊은  데 박고
날릴 불티 하나 없이
새벽같이 버티는
마을 등불 몇 등같이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새벽 강물에
눈곱을 닦으며,
우리 이렇게
그리운 눈동자로 살아
이 땅에 빚진
착한 목숨 하나로
우리 서 있을 일이다.





name  password :

  ↑prev   천상병 -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마을
미선
 
  ↓next   김용택 - 참 좋은 당신
미선
 



Copyright 1999-2026 Zeroboard / skin by je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