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장석남 - 빗소리


빗소리

-장석남


새벽녘에 빗소리 들렸다
부스럭대며 일어나 베란다에 나간다
비 들이치지 않을 만큼
바깥창 기울여 닫고
뒤창에 가 또 닫고 다시
들어와 문 닫고 앉았다
빗소리는 멀어졌다
앉아 엊그제 소란스레 피었던
철쭉분의 꽃들 다 어디 갔나
뒤늦게 생각한다
손바닥을 펴 들여다보기도 하고
가슴께를 만져보기도 한다

베란다에 내가 잠깐 신었던
낡은 신 한켤레가
흩어져 뒹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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