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김정환 - 봄비, 밤에

봄비, 밤에

-김정환


  나는 몸이 떨려
  어릴 적, 내 여린 핏줄의 엉덩이를 담아주시던
  어머님 곱게 늙으신 손바닥처럼 포근한 이 비는
  이젠 내 마음 정한 뜻대로
  떠나도 좋다는 의미일까

  산은 거대한 짐승를 가린 채 누워 있고
  봄비에 젖고 있어 나는 몸이 떨려
  
  그러나 새벽이면 살래살래 앙칼진 개나리를 피워낼
  이 밤, 이 비의 소곤거림은
  혹시
  이젠 외쳐야 된다는 말일까
  이젠 외쳐야 된다는 말일까

  - 김정환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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