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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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시 (3)
미선
신현림 - 갑자기
갑자기
-신현림
갑자기 한바구니 오렌지가 먹고 싶고
갑자기 커피 냄새 나는 사람이 그립고
그 사람과 신나게 춤을 추고 싶고
풀밭의 호랑나비처럼 태양을 입고 날고 싶다
갑자기 행인들이 둥둥 떠다니는 환상을 본다
꾸질꾸질한 재개발아파트가 무너질 듯 비바람이 불면
아랫집 옆집 연탄가스가 수의처럼 날아온다
창을 열고 산성비에 천사가 녹아버렸다
빌어먹을 인간들! 나는 욕하면서 부끄러웠다
왜 이렇게 살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나 자신이 답답해 죽고만 싶었다
액자 속의 그림같이 조용히 살다가도
갑자기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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