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미선
   강윤후 - 겨울 나무

겨울 나무

-강윤후
              
가지 끝에 걸린 하늘이 위태로워
나무는 춥다
바람이 불어도 나무는
잔가지 하나조차
꿈쩍 않고 견디는데
괜한 하늘이 생각없이 덜컹거려
이 도시 모든 유리창에
地震 처럼 잔금이 갈 것 같다
닿을 수 없는 높이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는 자주 걸음을 멈춘다
빽빽한 숨결의 마디를 길게 늘려
마음에 여백을 둔다
그 빈자리에 그믐처럼 가까스로
추운 나무 한 그루 일으켜세운다
헛기침 누르며 다시 걸으면
벼린 가지 끝에 자꾸 찔리는가
발을 옮길 때마다
옆구리가 따끔거린다
공연히 멈춰서서
눈치를 살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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