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관계 맺는 방식의 서투름에 대해 이야기한 후 이런 말이 생각났어요. 이십 대 때 서너 번 만났던 남자가 했던 말인데, 한번 만나면 이만큼 가까워지고, 두 번째 만나면 이만큼 가까워지고, 만날수록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만날 때마다 처음 만나는 사람 같다는 거예요."
"친근한 관계가 형성되고 가까워진 다음에는 퇴행이 일어나야 해요. 오륙 세와 같은, 아이들이 소꿉장난으로 엄마아빠놀이하는 수준까지 퇴행이 따라야 해요."
"해변을 슬로 모션으로 달리며, 나 잡아 봐라, 소리치는 유치함 같은 거요?"
"그 유치함을 건강한 퇴행이라 부르죠."
"한 번도 그래 본 적은 없어요."
말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사랑 불능의 원인 한 가지를 손에 넣은 것 같았다...... 두 성인이 만나 퇴행 없이 친근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의 한계가 3개월쯤 되지 않을까. 음악회나 영화관에 가고, 문화와 예술에 관해 세미나나 하면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 말이다. 그러니까 사랑 불능을 치료하는 일은 퇴행불능을 치유하는 것과 같은 일일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