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에서 설거지를 단 한번도 하지 않는다.
방청소도 단 한번 하지 않는다.
아침이면 늘 방을 엉망으로 어질러놓고
그 뒷정리는 늘 엄마몫이 된다.
아가씨들이 쓰는 방이 이게 뭐냐고
더군다나 선생님들이 쓰는 방이 이게 뭐냐고
한번쯤 혼내실 법도 한데
엄마는 단 한번도 뭐라 하지 않고
늘 방정리를 해주신다.
오늘 아침 학교에 와서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도 방 엉망으로 하고 나왔다고
그래서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맙다고.
그랬더니 엄마는
엄마인데 미안하고 고마울게 뭐 있냐면서
열심히 살자, 라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엄마가 보낸 문자를 보니까 자꾸 눈물이 나서
아이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지울 것도 없는 칠판만 계속 지우고 또 지웠다.
감기가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 또다시 열이 나고 온 몸이 떨려온다.
3월초의 긴장이 풀린 탓일까...
업무 핑계를 대면서 아이들 일에 소홀한 벌일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괜한 짜증을 낸 벌일까...
지금 사회시간.
아이들에게 모둠 작업을 시켜놓고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시들을 읽어본다.
이 시를 읽으면서 그 전엔 어떤 느낌이었지?
시에 대한 느낌도 내생활에서 조금은 아득해진 것 같다.
한줄 한줄 읽을 때마다 괜히 눈물이 핑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