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하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베드민턴을 쳤다.
베드민턴을 치는 동안... 내가 제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마로니에 공원의 살찐 비둘기떼도 더이상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의식되지 않았다.
오직... 오늘따라 유난히 따뜻했던 햇빛과... 베드민턴 공을 우리가 의도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몰고가버리던 바람... 공을 쫓아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눈에 보이던 맑은 겨울 하늘과... 나뭇가지와... 오빠의 웃는 얼굴과... 그리고 나의 웃음소리...... 그것들만 내 눈과 내 귀와 내 마음에 가득가득 채워지고 또 채워졌다.